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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서울 과학관

 

저는 계획된 취재를 허탕 치고 혼자서 종로구 와룡동에 있는 국립 서울 과학관을 찾았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시지 않는다고요? 크리에이티브가 어디서 시작되는지 궁금하시다고요? 컴퓨터 아트 잡지에서 웬 과학관 소개냐고요? 이런 엉뚱할 것 같은 체험에서 모든 정답들이 숨어 있을 것입니다. 사실 1972년 문을 연 국립 서울 과학관의 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특히 본관의 경우에는 무너져버릴 것 같고 어둡고 침침하고 인적도 드뭅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국민의 과학화’ 라는 야심찬 포부의 ‘1973년 2월 12일 대통령 박정희’라고 새겨진 비석은 2009년 5월의 뜨거운 오후에는 별 감흥이 없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본관으로 들어가자 아주 오래된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학창시절의 음침하고 무서웠던 과학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늘 과학실은 어둡고 음습하고 각종 실험 용액과 인체 모형 그리고 화석과 해부 모형들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으스스한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하기에 충분했었지요. 본관은 4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의 기초과학 전시실, 2,3층의 자연사 전시실 4층의 우주 과학 전시실 등으로 단촐하게 구성이 되어있지만 천천히 보면 느끼고 생각할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그래픽 디자이너들이라면 기하학의 원리와 인간 우주 전반에 대한 상징적 요소들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작품 세계는 훨씬 더 풍요롭고 깊이 있고 다채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그래픽 요소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가장 기본적인 도형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점과 선과 면들이 모두 조화롭고 아름다운 상태나 혼돈의 상태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러한 기하학적 원리와 규칙들 그리고 근본적인 삶의 요소 등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결코 훌륭한 디자이너가 될 수 없겠지요.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서 1층 기초 과학전시실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광, 단색광, 3d 입체, 색감지감각, 무아레무늬, 나선무늬, 홀로그램, 쌍곡선의 비밀, 입체 그림자 등등 매우 흥미로운 체험용 도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가상현실, 공기방울, 반사도형, 사각형 바퀴, 허공 입체 영상 등을 보면서 다양한 새로운 작품 구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울의 방에서는 자아를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었죠.  2층의 자연서 전시실에서는 갑각류, 곤충류, 파충류, 어패류, 산호류, 광물, 화석류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층에는 조류 원시시대 인체 탐험, 4층에는 우주 박물관 그리고 수많은 공룡 벽화 까지 둘러 본 후에는 다양한 창작 테마와 소재들을 얻은 것 같아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 기분, 도저히 갈 수 없는 세계를 여행한 기분 그런 기분으로 창작 활동을 지속해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각형 바퀴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있나요? 사각형 바퀴가 성립되려면 도로의 모습은 어때야 할까요? 이런 식의 연상 작용으로 인해 당신의 창의력의 세계, 발명의 세계,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세계는 무한히 확장될 수 있습니다.
착시 현상에 의해서 떠도는 3개의 고리처럼 보이는 물체와 기울어진 막대가 회전하여 쌍곡선의 틈새를 통과는 모습, 그리고 변하지 않는 삼각형의 넓이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 등은 사물의 본질적인 원리를 깨닫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누구 보다 그러한 사물의 원리를 파악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장 본질적인 것을 면밀하게 판단하고 분석할 줄 알아야 문제점과 보완해야 할 점,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지평으로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것입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져 폐허가 되어버린 듯한 서울 국립 과학관 본관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L>


Posted by oo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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